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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로 기부 감소…작은 교회들이 나눔 불길 살려”

2017/01/30 20:33

국민일보와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간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저소득층과 영세노인 등 연탄으로 겨울을 지내는 이웃을 위해 불꽃같은 사랑을 보태자는 취지였다. 지난해 겨울은 연탄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빈곤층에겐 혹독한 계절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기부의 손길조차 멀어지게 했지만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서 허기복 대표를 만났다.

-지난 3개월 동인 최순실 정국에 시선이 쏠리면서 기부와 나눔이 얼어붙었다.

“에너지 빈곤층이 더 추운 겨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외된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도록 도운 손길도 많았다. 이는 단순히 ‘이웃돕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자 시대정신이었다. 촛불정국으로 연탄 후원 손길이 예년에 비해 줄었으나 점차 사랑의 불이 타올랐다. 지난해 11월까지 전년대비 64%에 머물렀던 후원은 12월 중순 80%까지 회복됐고 12월 말에는 380만장 후원을 확보해 지금까지 330만장을 나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참여가 많았다고 들었다.

“교회학교 어린이와 중고등부, 청년 대학생, 남녀선교회 등 대형교회보다 작은 교회에서 후원이 두드러졌다. 가장 큰 금액을 후원한 교회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의림교회(김명헌 목사)로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연탄 1만6666장에 해당되며 111가정이 한 달 동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금액이다. 강원도 남원주감리교회 남선교회는 커피를 한 잔 적게 마시기 운동을 해 1000원, 2000원씩 모아 후원했다.”

-작은 교회의 정성이 놀랍다.

“교회가 크다고 큰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작다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덕분에 수혜자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교회의 사랑과 정성을 들은 수혜자들이 연탄을 받으면서 예수님 사랑을 담은 ‘금탄(金炭)’이라고 하더라. 그런 의미에서 연탄은 인쇄되지 않은 하늘나라 전도지다. 최근 어떤 분이 100만원을 이름도 없이 후원했다. 알아보니 서울 강남구 나우리교회(염동철 목사)였다. 조용하게 이웃을 돕는 분들이 많다.”

-연탄이 개인과 사회를 구원하는 매개체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동두천에 연탄교회를 세웠다. 올해에도 대전 인천 포항 부산 등에 연탄교회가 세워진다. 우리는 연탄만 나누는 게 아니라 이웃들의 영혼까지 책임지려 한다. 연탄교회는 일반 교회와 달리 에너지 빈곤 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회’다. 시대적 정황 속에서 계층과 사회구성원을 위한 전략적 교회다.”

-연탄교회는 일반적 교회와 차별된 신학이 있을 것 같다.

“금년 가을 쯤 ‘연탄신학’을 한국교회 앞에 내놓을 계획이다. 연탄신학은 낮은 자를 위한 신학이며 에너지 빈곤층을 향한 새로운 민중신학이라 할 수 있다. 연탄의 시대적 의미와 성서적 복음의 의미를 담고자 한다.”

-홍보대사와 방송인들의 도움도 컸다.

“탤런트 정애리 권사는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직접 연탄을 배달하는 것은 물론, 후원도 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김용균 변호사는 법조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수 션 역시 숨은 일꾼이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려 봉사자를 직접 모집해 활동한다. 울릉도와 제주까지 다니며 배달했다. 연예인들의 통 큰 후원도 줄을 이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최근 대형교회나 일부 단체가 연탄은행과 상관없이 후원을 받고 연탄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수혜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시스템이 없다보니 중복·과다 지원이 발생하고 있다.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실태와 이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시기는 전문 기관인 연탄은행이 잘 알고 있다. 효율적 후원을 위해 전문기관에 맡겨 달라.”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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