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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3명에 무너진 교회 목격… 교계도 대응했으면”

2017/09/14 00:03

“미안해서 나왔습니다. 성도가 길거리에 나와 있는데 목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피해자들의 1인 릴레이 시위에 참가한 차재용(수원 거듭난교회) 목사의 말이다.

이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어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햇볕이 강했다. 달궈진 보도블록 위로는 더운 열기가 이글거렸다. 모자도 쓰지 않고 서 있는 차 목사의 이마에선 땀이 송골송골 배어 나왔다.

차 목사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 홍연호)의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오고 있는 김귀자(52·여)씨(국민일보 6월 13일자 30면 참조)가 자신이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명구) 교인이란 것을 지난 5월 알게 됐다. 같은 교단의 교인이 이단 문제로 고통받고 있을 동안 아무것도 돕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차 목사는 8개월 동안 신천지 신도들과 논쟁해서 이긴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수원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기독교 교리와 비교하며 신천지가 더 우월하다고 홍보하는 광경을 봤다. 교리 비교가 적힌 게시판에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설교 중 일부와 신천지 교리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차 목사는 이들에게 다가가 “설교 일부를 가져와 기독교 교리라고 말하는 건 침소봉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정 교단의 설교자가 말한 내용 일부를 기독교 교리라며 입맛에 맞게 편집해 비난하는 건 억지라는 것이었다. 20여명의 신천지 신도는 홀로 나선 차 목사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어 차 목사는 성경을 갖고 토론해보자고 제안했다. 차 목사는 하나님 사랑과 형제 사랑 중에 무엇이 더 어렵냐고 물었다. 한 신천지 신도는 하나님 사랑이 더 쉽다고 답했다. 차 목사는 “요한1서 3장 10절은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께도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온전한 형제 사랑을 이루는 자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모르냐”고 따졌다. 그는 또 “신천지는 구원 받는 자의 명단에 들어가는 것만 강조한다”며 “기독교는 신자들이 날마다 예수님을 닮아가며 성화되는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는 성경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여러 사람이 도전해 왔지만 아무도 그를 견뎌내지 못했다.

차 목사가 처음 이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7년 경기도 안산에서 목회를 시작한 직후였다.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이 집단 포교에 나서는 걸 보고 이단 대처를 시작했다.

신천지 피해를 가까이서 목격한 것도 이단 대응에 적극 나서게 만들었다. 현재 시무 중인 거듭난교회가 생기기 전, 같은 장소에 있던 A교회는 내부에 있던 신천지 신도들의 공격으로 무너졌다. 신천지 신도 3명이 신천지 말씀이 더 낫고 그들이 더 의롭다며 틈만 나면 B목사를 공격했다. 결국 B목사는 교회 개척 3년 만에 목회를 중단했다.

차 목사는 최근 신천지가 ‘기독교핫이슈플러스’라는 무가지를 통해 신천지 교리를 홍보하거나 대전 지하철 용문역 8번 출구명에 ‘신천지예수교회’라고 유상 표기하는 등의 사례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그동안 정체를 숨기고 은밀히 포교하던 신천지가 이제 대놓고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며 “교회 차원에서 지역별 신천지 대응 교회를 만들고 신천지 피해자들을 돌보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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