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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솔라 스크립투라

2017/09/12 00:00

20세기 분석·언어철학의 최고봉은 비트겐슈타인입니다. 그는 인간 언어의 참과 거짓이 말 속에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저것이 아름답다’라고 말할 때, 다른 사람은 ‘내가 볼 때는 추한데’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는 말한 사람의 진짜 본질을 담아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플라톤 철학이 지배하던 서구사회에서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습니다. 플라톤 철학에서 ‘의미’는 항상 하나의 개념에 고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트겐슈타인은 그 의미가 삶의 흐름 속에서 계속 바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자동차의 가속페달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절대적인 것은 없고 모두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보편화됐습니다. 인류의 모든 사상과 문화, 심지어 종교계에서도 급속하게 퍼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상대적일 수 있지만, 창조주이시자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는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언어는 상대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적입니다. 이 시대의 비극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말씀을 상대적 언어로 바꾼 데서 시작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솔라 스크립투라’(오직 성경), 즉 말씀의 절대성을 믿고 삶으로 고백하는 우리가 됐으면 합니다.

글=박성규 목사(부산 부전교회),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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