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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브니엘을 지날 때에

2017/09/14 00:00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보낸 20년 동안 라반은 야곱에게 소위 ‘갑질’을 일삼았습니다. 원래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얻는 조건으로 7년간 일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라반이 약속을 뒤집는 바람에 7년이 14년이 되고, 결국은 6년을 추가해 20년을 일했습니다.

그럼에도 야곱은 20년 뒤 수많은 양과 염소, 소 낙타와 더불어 많은 노비까지 거느린 거부가 됐습니다. 그러자 라반과 그의 아들들이 시기합니다. 야곱은 하란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야곱의 꿈에 나타나 출생지로 돌아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야곱이 가까스로 외삼촌 라반이라는 큰 산을 넘자 더 큰 산이 가로막았습니다. 그의 형 에서였습니다. 만약 에서가 야곱을 죽이려 했던 과거의 원한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야곱은 자신의 생명과 가족, 그리고 그동안 이룬 모든 걸 다 잃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자녀들이 가는 길을 결코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야곱이 이동하던 중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나 그 사실을 확인합니다. 그날 야곱이 얻은 정보에 의하면 에서가 400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는데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일행을 둘로 나눈 뒤 수백 마리의 짐승을 에서에게 예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 아내와 두 여종, 11명의 아들은 얍복 나루를 건너가게 하고, 자신만 홀로 남습니다.

그날 밤 야곱 앞에 신비한 존재가 나타납니다. 성경은 그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쳐서 위골(뼈가 어긋남)시켰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그를 하나님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날 야곱은 단지 허벅지 관절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밤새 하나님과 씨름하며 하나님의 축복을 구했습니다.

그 사람이 야곱에게 물었습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은 자신이 야곱, 즉 ‘발뒤꿈치를 잡는 자’ ‘속이는 자’ ‘사기꾼’이라고 대답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그런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말합니다. “이제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라!”

야곱에게 새 이름을 준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더불어 이겼다’는 뜻입니다. 정말 하나님과 싸워서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을 야곱이 마침내 받아냈다는 것입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허벅지 관절까지 위골돼 다리를 절게 됐지만 야곱은 새로운 희망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도 산 그가 에서의 얼굴을 보고 죽을 리 없습니다. 그날 아침 야곱이 브니엘을 지날 때, 찬란한 희망의 태양이 솟아올랐습니다. 이윽고 야곱은 형 에서를 만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습니다.” 그날 두 형제는 뜨거운 골육지정을 나눴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전에 하나님의 얼굴을 본 사람은 타인의 얼굴에서, 심지어 대적자의 얼굴에서도 하나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날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택환 목사(서울 그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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